길었다면 길었을 9일의 기간. 9일째 저녁은 아쉬움을 남긴 사람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저로서는 그냥 호스텔에 있었습니다. 저녁시간이 지나고 모두들 호스텔에 모였을 때, 몇몇 사람들이 제가 없었던 것을 궁금해 하더군요. 저도 그날 저녁에 무엇을 했었는지 기억나지 않네요.
호스텔에서 다음날 출발해야 하는 사람들이 짐을 싸기 시작합니다. Tobias Hunger 는 행사 내내 저와 많은 시간을 같이 했던 독일 사람입니다. 그는 다음날 새벽 4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일부러 밤을 새운다고 합니다. 밤 12시부터 3시까지 호스텔에서 잠을 자기 위해 씻고, 2시간 자고 일어나는 것이 부담된다는 이유에서였죠. 그래서 저도 심심할까봐 같이 밤을 새우기로 합니다. :)
서로의 사는 얘기를 하면서 시간은 벌써 새벽 2시가 되었습니다. Tobias와 같이 온 Friedrich, 또 다른 Tobias 등, 독일로 가는 사람들은 짐을 꾸리기 시작합니다. 새벽 3시가 되어 Marcus 가 호스텔로 왔습니다. 새벽이니 차도 없을테고, 다들 택시를 타고 가려고 합니다. 새벽에 가려는 사람의 수가 4명을 넘어서 1차적으로 독일로 가는 사람들이 먼저 출발합니다.
캐나다에서 온 Aaron Seigo. 이 사람도 오전 7시 비행기를 타려 합니다. 하지만, 일찍 출발하려니 택시에 탈 사람이 없군요. 그래서 제가 일찍 준비해서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 택시를 타려 짐을 채비하고 나올 때, 불가리아에서 여행 온 여성이 마침 공항으로 가려 하는군요. 같이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갑니다.
공항으로 가는 동안 Aaron 은 뒷좌석에서 불가리아 여성에게 KDE 프로젝트와 자신이 회의에서 했던 일들을 설명해줍니다. 불가리아 여성도 재밌게 얘기를 들으며 공항에 도착합니다. Aaron 은 체크인을 하러 가고, 저는 잠시 기다립니다. 제가 체크인 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거든요. 그래서 일단 Aaron 이 체크인하고, 이른 아침을 먹으러 식당칸으로 갑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절 보며 저는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빵을 먹기로 합니다.

계산기가 고장났는지, 주문을 직접 적어가며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피곤했나 봅니다. 뒤에 맥주집이 있군요.
Aaron 은 졸다가 아무래도 높은 의자가 불편했나봅니다. 탑승게이트로 가서 미리 자겠다고 말하며 먼저 출발합니다. 작별인사를 하고, 저도 커피를 다 마신 후 체크인을 하러 갑니다. 더블린 공항의 체크인은 정말 편리한 것 같습니다.

체크인을 위한 단말기가 주륵 늘어서 있습니다. 저 멀리 '메뚜기'와 '풀밭'을 형상화한 풍선이 있습니다.
소지품 검사대에 와서 어깨에 매고 있던 가방을 내리려는 찰나, 얇은 천가방에 넣어뒀던 기네스 맥주가 검사대 모서리에 부딪히면서 캔에 구멍이 났습니다. 맥주는 흘러내리고 냄세는 나고, 검사대 직원은 검사대를 폐쇄하고, 다른 승객들을 다른 검사대로 이동시킵니다. 맥주는 천가방을 적셨고, 바지도 적셨습니다.
면세점에서 적당한 가방을 하나 사서, 천가방에 넣어뒀던 소지품을 넣어두고는 바지가 마르기를 기다리며 면세점을 돌아다니다가, 기네스 맥주를 8캔씩 묶어 파는 것을 들고 사들고 출국 게이트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공항 옥상에서 발견한 석상.

삭막한 옥상 건물의 외관을 꾸미기 위한 석상입니다.

아일랜드 항공의 세잎클로버. 인상적인 청록색의 비행기입니다.
출국 게이트에 도착해서 매점에 있는 샌드위치를 먹고는 아침을 떼웁니다. 기내에서 사먹으려면 비싸기 때문이죠. 비행기에 탑승하고나서 밤새도록 잠을 안자고 새웠던 탓인지 잠이 푹 들어버렸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네덜란드에 가까워져 오고 있었고, 비행기 창 밖으론 맑은 날씨에 하얀 파도가 넘실거렸습니다. 사진기를 짐속에 넣고 짐칸에 넣어뒀던 것이 아쉬웠었습니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하고, 다음 비행기를 탈 시간까지 4시간. 긴 시간을 어떻게 떼울까 생각하다가, 아침을 빈곤하게 먹었던 것을 기억하고는 아일랜드로 향할 당시 가지 못했던 '라면집'이 생각났습니다.

채광이 잘 드는 창문 옆의 의자들을 두었습니다.
공항을 돌아다니다가 라면집에 도착. 라면집에 갔더니 희한한 메뉴가 있네요. 그것은 바로!!!

연어 미소라면. 일본식 미소라면에 연어살이 얹혀졌습니다. 기름진 연어살과 미소라면의 조화. 맛있었어요. +_+
라면을 먹고 있으려니, 사업차 나오신 것 같은 한국분이 옆 자리에 앉아 라면을 주문하고 계셨습니다. 아무얘기 없이 먹고 있다가, 슬그머니 먹는 얘기가 나와서 대화에 끼어들었습니다. 그리고는 2시간 동안 얘기꽃을 피우며 시간을 떼웠습니다.
공항 게이트가 변경되어서 이동을 하던 중 공항 내 넓은 장소에 세워진 조형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앉아서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든듯한 조형물
환승을 위한 게이트에 도착해서 이제 출발을 기다립니다.

저 비행기를 타고 가면 이젠 정말 한국에 도착합니다.
한국으로 가는 방향은 지구 자전 방향과 같은 방향입니다. 가는 동안 밤을 거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입니다. 자리에 가보니 한국으로 가는 한국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 제 자리는 통로쪽 자리. 안쪽에 계신 어르신 부부내외께서 제가 많이 불편할 것이라 생각하셨는지 먼저 양해부터 구하셨습니다. 조금 있으려니 한국 스튜어디스께서 오셔서 몇몇 분들께 기내에 있는 다른 자리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스튜어디스분이 제 옆의 어르신께 '다른 편안한 자리'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자신들보다 제가 더 불편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자리를 바꾸기로 하고 새 자리로 가보았습니다. 이럴수가. 2자리를 제가 다 쓰게 되었군요. 올 때에는 정말 편하게 온 듯 싶습니다. :) (하지만 아까 물어보던 예쁜 스튜어디스 누님은 못보게 되었다는...)
이륙한 후 한 시간이 지나니 기내식이 나오는군요.

초콜릿 케이크, 초콜릿, 고추장, 빵, 연어 샐러드, 파스타
기내식을 먹고 시간이 흐르니 기내 조명이 어두워졌습니다. 드디어 밤에 들어간 것이지요. 하지만, 왠지 마지막 여행이라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기내 TV 를 통해 'Car'도 보고, 멕시코 영화도 보면서, 기내 서비스도 주섬주섬 얻어먹고, 야참도 먹습니다.

기내식으로 나온 라면. 외국 라면인 주제에 '김치맛' 라면입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오후 2시입니다. 밤을 새운것도 모자라 만 2일동안 잠을 안 잤던 저로서는 여행의 긴장이 풀려서 졸릴법도 한데, 묘하게 여행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서 하루종일 내내 깨어있었습니다.
여행에서 얻은 책을 정리하고,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정말 내가 갔다온 곳이 이렇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갔다왔던 기억은 너무나 적은것 같았습니다. 앞으로는 여행을 갔다올 땐 사진을 많이 찍어둬야겠따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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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여행이었던 것 같구나.
재미있게 잘 읽었다.
아, 현구구나? ^^
응. 좋은 경험이 된 여행이었어. 다음에도 더 좋은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