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자유 소프트웨어로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많다.
자기 자신의 노력만 가미한다면, 누구에게나 쉽고 즐겁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 수 있다.
자유소프트웨어는 그 자체로 돈을 벌 수 있는 도구가 아니다. 거기에 더불어 자신의 노력이 가미되어야만 경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전 글에 대한 지적으로, '오픈소스는 경제적인 수단이 있어야만 한다.'고 답변을 하셨던 Hybrid님의 말씀처럼, 경제적 수입이 없다면 자유소프트웨어 제작자와 지원자들은 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 그러나 자유소프트웨어는 배포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직장을 창출해내는 장치이다. 그러므로 자유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또 다른 자유소프트웨어를 만들고, 개선해나가고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사상과 정신을 이해시키려 한다.
자유소프트웨어는 지극히 개인적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원해서 만들고, 원하면 개선한다. 자신이 만들 힘이 없으면 그것을 개선할 사람을 고용해서 개선하도록 한다. 개발한 사람의 의지와 사용자의 편의가 맞아떨어진다면, 소프트웨어에 대한 개선을 일부러 할 필요도 없다. 그저 가져다 쓰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자유소프트웨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맞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배포본 개발 업체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하고, 쓰기 쉽게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아무런 노력없이 쓸 수 있도록 만들지는 못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천가지 소스 패키지들을 하나로 취합해 원하는 목적에 쓸 수 있도록 만드려면 천가지 소스 패키지들을 일일이 다 확인하고, 개선해야 한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업체가 전 세계에 그리 많지 않은 것을 보면, 정말로 어려운 일임엔 틀림없다. (만약 쉽다면 컴퓨터 가게만큼 많아야 정상이지 않을까?)
국내 리눅스 업체들이 망한 이유는 '팔려고만' 했기 때문이다. 한 때의 노력으로 편리하게 만들면, 앞으로 손보지 않고도 계속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팔 필요가 없다. 자유소프트웨어는 정말로 팔 수 없는 소프트웨어이다. 팔아서 이윤을 남길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로 많은 노력을 담은 제품이라는 뜻이다. 그 노력이 매일 이른 새벽,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줍는 환경 미화원의 노력만큼 고되고, 힘들었다면,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 편리하고 쾌적하게 느낄 것이다. 자유 소프트웨어는 정말로 '육체노동'과 맞먹는 고통의 '지식 노동'을 요구한다.
그러한 노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이 글을 읽으면서 긍정하고, 고통을 감내하면서 자유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당신들 뿐이다.
그러나 자유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배포하는 과정에서 혼자만의 힘으로 모든 것을 감내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자유소프트웨어는 '협업'을 전제로 하는 시스템이다. 많은 개발자들이 프로그램의 버그를 전달하고, 개선하고, 재배포 하는 행위가 가능했던 것은 그 기반에 네트워크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시스템은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노력을 비동기적으로 아무 때에나 한 곳에 모으기 쉽게 만들어주었다. 또한 이미 개발된 많은 소스들을 네트워크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많은 개발자들이 개발하기 원하는 기능을 새로운 정신적 고통을 치르지 않고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프로젝트를 포크하여 새로운 소프트웨어로 변모시킬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의 재배포에 대한 라이센스를 준수하기만 한다면, 자신만의 버전을 배포할 수도 있다. 기존의 자유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들은 버전 관리를 통해 여러가지 가능성을 포함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이 소프트웨어 공학에 적합한 형태로 개발되고 발전되어 온 자유소프트웨어의 힘이다. 전자 네트워크를 통한 자유소프트웨어의 배포는 무척이나 용이해졌지만, 이것은 컴퓨터를 주로 사용하는 개발자들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여러분의 주의를 둘러보라. 누구 하나 리눅스를 쓰는 사람이 없다면, 당신은 배포하는 노력을 게을리 한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원할 때 쓸 수 없다. 이 전제가 모든 자유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일자리를 주게 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이 글을 쓰면서도 주변에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간단하게는 자신의 중요한 원고를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남기길 원하는 소설가에서부터, 대형 유통회사에 대항해 조합을 형성하여 간신히 영업을 하고 있는 서점, 슈퍼마켓, 외식업체 사장님들, 동네에 철물점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열심히 검색엔진을 통해 검색하는 사람들, 아이들이 공부 외에 다른 용도로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싶어하는 부모님들 등등... 이 사람들은 정보를 갈구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이러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여러분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며, 여러분들이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 만들었던 소프트웨어를 그들이 원하는 형태로 바꿔주어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이러한 일을 혼자서 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러분들은 이러한 일들을 할 수 있는 업체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네이버, 다음, 구글, 야후... 그들이 모든 정보를 돈을 주고 구입하여 사람들에게 아주 싼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이 못하는 것은 너무 많다. 그들은 모든 사람들을 접객할 수 없으며, 모든 지역의 사람들이 원하는 수요를 충족하고 있지 못하다. 난 이러한 일을 하는데 지역 개발자 단체가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과 같이 직접 호흡하면서 사람들이 직접 원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만들어 사람들에게 배포하는 개발자. 내가 꿈꾸는 최상의 모델이며,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다.
현재의 자유소프트웨어는 어느 정도 성숙기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두명씩 개발자가 자라나고 있다. 자신들이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모두 자유소프트웨어를 제작하고, 아무런 댓가없이 배포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 도움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제공할 수 있는 댓가만큼을 지불하도록 종용하라. 세상에 공짜는 없지 않은가? 일단 그렇게 만든 것을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하라. 누군가 그 소스를 쓸 수 있도록 말이다. 언젠가 또 다른 개발자가 그 소스를 이용해서 별다른 노력없이 금방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그 개발자를 먹여살린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느라 고생하고 있을 많은 개발자들을 먹여 살린 것이다. 그렇다면, 한 사람의 댓가만으로 제작된 듯 한 소프트웨어의 가치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댓가 총합과 같다. 그럼 만든 사람만 고생이지 않았겠는가? 괜찮다. 그 사람들도 자신들의 소스 외의 다른 부분을 쉽게 얻어서 쓰지 않았는가. 그 정도의 노력이야 기존 개발한 사람들의 노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개발자들의 문제는 자신이 만든 소스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필요로 의해 만들었고, 그 필요가 다른 회사에도 있을 터이니, 나중에 그 노력을 돈으로 치환받기 위해서라도 공개되면 안되는 것이다. 그리고 공개하지 않아야 다른 개발자가 그것을 만들어주기 위해 돈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악의적인 생각으로 그러한다면 자기 자신만이 그것을 만들 수 있고, 자신만이 그것을 위해 일 해야만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의식이 남아있는 것이 우리나라 개발자 풍토이다. 그래서 더욱 더 이 사회에 자유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필요하다.



글
댓글을 달아 주세요
댓글 RSS 주소 : http://snwslug.fossa.kr/~jachin/rss/comment/123댓글 ATOM 주소 : http://snwslug.fossa.kr/~jachin/atom/comment/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