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접어들면서 어제까지는 겨울이었다는 듯, 눈이 쌓여있습니다.
시간과 계절은 정말 어김없이 찾아오는군요.
'어김없이'라는 표현이 어렸을 때는 실감하지 못했는데,
요즘에 와서야 실감이 납니다. 왜 이리 시간은 빨리 갑니까.
하고 싶은 것, 하려고 했던 것들은 하나도 하지 못하고 시간은 갑니다.
정말 맘 아프네요.
그나마 눈이 쌓여 있으면서 '아직은 겨울'이라고 가르쳐 주는 것 같습니다.
옷이나 두텁게 입고 학교에 가야겠군요.
중학교 때에는 계정을 얻었지만 홈페이지 사이트를 구축하기에는 제 실력이 너무 미비했습니다. HTML 코드조차 제대로 제어할 줄 몰랐죠. 그 때 당시에는 많은 cgi 게시판이 있었지만, cgi 계정을 얻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였었고, 그나마 몇몇 무료 게시판이 있었기에 그것을 사용하여 조금이나마 동적인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처음의 홈페이지는 왠지 모르게 허전하고 아무것도 채울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 HTML 을 습득하고 CSS 까지 익혀가며 자바스크립트를 쓸 줄 알았을 때에도, 홈페이지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했으면서, 손은 제 홈페이지를 만들 줄 몰랐습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홈페이지를 손봐주거나, 원하는 형태로 변경해주는 일을 주로 해버렸습니다.
전 회의가 들었습니다. 제 홈페이지 하나 열지도 못하는 주제에 홈페이지 제작자라고 우쭐대던 제 자신이 마치 껍데기 같았습니다. 제 자신에 대한 얘기 하나 만들지 못하고, 제 주변의 것들 조차 바라볼 줄 몰랐던 저는 삶에 회의가 들었습니다.
제가 해온 것들은 기능적이고, 기술적인 것들이었지만, 매력적이지 못했고, 즐겁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러한 것을 즐겨하는 저를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뿐, 저와 다른 부분을 나누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전 제 기술에 대한 것들을 알려고 찾아온 사람들이 제 자신의 기술 외의 다른 것들은 바라봐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 제 주변에 있는 것들을 관심있게 돌아볼 것입니다. 제 눈으로 볼 수 있는 곳은 작은 세상, 변하지 않는 일상이지만, 즐겁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일들이 잔뜩 일어납니다. 매일매일 하루가 똑같다고 느껴지는 일상에도 그날만의 무언가가 존재하듯, 제 자신이 변하지 않는다고 해도 하루하루 다르게 느껴지는 절 기억하기 위해 이곳을 열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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